맥스웰 방정식으로부터 고전 전자기학의 결과들을 모두 얻을 수 있음이 알려져 있으므로, 맥스웰 방정식과 함께 전자기장과 전하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로런츠 힘 법칙을 이용하면 패러데이 법칙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패러데이 법칙에 관한 문제들 중에는 '운동 기전력'만으로밖에 풀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이런 문제들을 만나면, 패러데이 법칙이 유도 기전력과 관련된 현상들 전체를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인상을 받게된다.
이하에서는 유도 기전력이 '변압기 기전력'과 '운동 기전력'의 두 가지 성분의 합으로 나타남을 밝히고, 맥스웰 방정식 중의 하나인 맥스웰-패러데이 법칙과 로런츠 힘 법칙으로부터 패러데이 법칙이 유도됨을 보임으로써, 문제 풀이 시에 때때로 로런츠 힘 법칙을 활용해 유도 기전력을 구하는 것이 정당함을 보이고자 한다.
패러데이 법칙(Faraday's Law)은 주어진 도체 고리(conductive loop)를 경계선으로 갖는 곡면을 통과하는 자기선속(magnetic flux)의 시간 변화율과 도체 고리에 유도되는 유도 기전력(electromotive force, emf) 사이의 관계에 관한 법칙이다.
패러데이 법칙을 수식으로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 \mathcal{E} = - \frac{d \Phi_B}{dt} \qquad (1) $$
여기서 좌변의 $\mathcal{E}$는 자기선속의 변화에 의해 유도된 기전력으로서, 일반적으로 기전력은 단위 양전하가 회로를 한바퀴 도는 동안 전자기력이 전하에게 한 일로 정의된다.
한편 (1)식의 우변의 $\Phi_B$는 자기선속으로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 \Phi_B = \int_S \mathbf{B} \cdot d\mathbf{A} \qquad (2) $$
(2)식의 적분에서 적분 영역 $S$는 도체 고리를 경계로 갖는 곡면을 의미한다.
패러데이 법칙으로 기술되는 유도 기전력은 '변압기 기전력(transformer emf)'이라는 성분과 '운동 기전력(motional emf)'이라는 두 가지 성분의 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
변압기 기전력 성분이란 도체 고리는 정지한 채로 오로지 자기장의 시간에 따른 세기 변화에 의해 유도되는 기전력 성분을 말한다.
반면 운동 기전력 성분은 자기장의 세기는 변하지 않은 채 오로지 도체 고리의 자기장에 대한 상대적인 운동에 의해 유도되는 기전력 성분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전자기 유도에는 이 두 가지 성분이 함께 나타나게 된다.
유도 기전력이 변압기 기전력 성분과 운동 기전력 성분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확인해보자.
자기선속의 정의식 (2)을 이용해 패러데이 법칙 (1)의 우변을 전개하면 다음과 같다.
$$ \begin{aligned} \left.\frac{d\Phi_B}{dt}\right|_{t=t_0} & = \left.\frac{d}{dt} \left(\int_{S(t)}{\mathbf{B}(t)\cdot d\mathbf{A}}\right) \right|_{t=t_0} \\ & = \left( \int_{S(t_0)}{\left.\frac{\partial \mathbf{B}}{\partial t}\right|_{t=t_0} \cdot d\mathbf{A}} \right) \\ & \quad +\left( \frac{d}{dt} \int_{S(t)}{ \mathbf{B}(t_0)\cdot d\mathbf{A}}\right) \qquad (3) \end{aligned}$$
여기서 $S(t)$는 도체 고리가 움직일 수 있음을 나타낸 것이고 $t_0$는 특정 시점을 의미한다.
네 개의 맥스웰 방정식(Maxwell's Equations)들 중 하나인 맥스웰-패러데이 방정식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기장은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비보존적 전기장을 생성한다는 법칙으로, 수학적으로 다음과 같이 기술된다. (SI 단위계)
$$ \nabla \times \mathbf{E} = - \frac{\partial \mathbf{B}}{\partial t} \qquad (4) $$
이 식은 해당 법칙의 미분 꼴이고, 스토크스 정리를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적분 꼴로도 표현될 수 있다.
$$ \oint_{\partial S}{\mathbf{E} \cdot d\mathbf{l}} = - \int_S{\frac{\partial \mathbf{B}}{\partial t}\cdot d\mathbf{A}} \qquad (5) $$
(5)식을 활용하면 (3)식의 우변의 첫째항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int_{S(t_0)}{\left. \frac{\partial \mathbf{B}}{\partial t}\right|_{t=t_0} \cdot d \mathbf{A}} = - \oint_{\partial S(t_0)}{\mathbf{E}(t_0)\cdot d\mathbf{l}} \qquad (6) $$
이것은 도체 고리는 움직이지 않은 채 순수하게 자기장의 시간에 따른 변화만으로 유도된 유도 기전력을 나타내는 항으로, 앞서 설명한 '변압기 기전력' 성분을 의미한다.
한편 (3)식의 우변의 둘째항은 곡면 $S(t)$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3)식의 우변의 둘째항을 다음과 같이 쓰기로 하자.
$$ \frac{d}{dt} \int_{S(t)}{\mathbf{B}(t_0)\cdot d\mathbf{A}} = \frac{d\Phi_B}{dt},\qquad (7) $$
$$ \Phi_B = \int_{S(t)}{\mathbf{B}(t_0)\cdot d\mathbf{A}} \qquad (8) $$
도체 조각 $d\mathbf{l}$이 시각 $t_0$에 속도 $\mathbf{v}_{\mathbf{l}}(t_0)$로 움직인다고 하자.
시간 간격 $dt$ 동안 이 도체 조각이 휩쓴 면적은 $d\mathbf{A}_{sweep}=(\mathbf{v}_{\mathbf{l}}(t_0)dt) \times d\mathbf{l}$이다.
따라서 (8)식의 $\Phi_B$의 $dt$동안의 변화량 $d\Phi_B$는 다음과 같다.
$$ \begin{aligned} d\Phi_B & = \int_{\partial S(t_0)}{\mathbf{B}(t_0) \cdot ( \mathbf{v}_{\mathbf{l}}(t_0) \times d\mathbf{l} )dt} \\ & = -dt \int_{\partial S(t_0)}{(\mathbf{v}_{\mathbf{l}}(t_0) \times \mathbf{B}(t_0))\cdot d\mathbf{l}} \qquad (9) \end{aligned} $$
여기서 벡터 삼중곱 공식을 사용했다.
이제 (7)식의 우변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begin{multline} \frac{d}{dt}\int_{S(t)}{\mathbf{B}(t_0)\cdot d\mathbf{A}} \\ = -\oint_{\partial S(t_0)}{\left( \mathbf{v}_{\mathbf{l}}(t_0)\times \mathbf{B}(t_0)\right)\cdot d\mathbf{l}} \qquad (10) \end{multline} $$
이것은 자기장은 변하지 않은 채 순수하게 도체 고리의 운동만으로 유도된 유도 기전력을 나타내는 항이다.
이로서 패러데이 법칙 (1)의 유도 기전력은 (6)식으로 표현되는 변압기 성분과 (10)식으로 표현되는 운동 기전력 성분의 합으로 표현됨이 증명됐다.
결과적으로 자기선속의 시간변화율 (3)식은 (6)식과 (10)식의 합으로 다음과 같이 쓰여진다.
$$ \frac{d \Phi_B}{dt} = - \oint_{\partial S}{(\mathbf{E}+\mathbf{v}_{\mathbf{l}}\times\mathbf{B})\cdot d\mathbf{l}} \qquad (11) $$
(11)의 증명에는 오로지 맥스웰-패러데이 법칙만 사용됐을 뿐 로런츠 힘 법칙은 사용되지 않았다.
이하에서는 여기서 로런츠 힘 법칙을 더하면 패러데이 법칙 (1)이 증명됨을 보이겠다. 즉 (11)식이 결국 도체 고리에 유도되는 유도 기전력 $\mathcal{E}$임을 보이겠다.
로런츠 힘 법칙이란 전기장 $\mathbf{E}$와 자기장 $\mathbf{B}$가 있는 공간에 전하 $q$의 입자가 속력 $\mathbf{v}$로 움직일 때 입자가 받는 힘 $\mathbf{F}$에 관한 법칙이다.
$$ \mathbf{F} = q (\mathbf{E} + \mathbf{v}\times \mathbf{B}) \qquad (12) $$
단위 양전하에 작용하는 로런츠힘은 $\mathbf{E} + \mathbf{v}\times \mathbf{B}$이고, 기전력은 단위 양전하가 회로를 한바퀴 도는 동안 전자기력(로런츠 힘)이 전하에게 한 일로 정의되므로, 도체 고리에 유도되는 기전력은 다음과 같다.
$$ \mathcal{E} = \oint_{\partial S}{( \mathbf{E}+\mathbf{v}\times \mathbf{B}) \cdot d\mathbf{l}} \qquad (13) $$
(13)식의 적분에서 적분 경로 $\partial S$는 도체 고리를 의미하며, $\mathbf{v}$는 단위 양전하의 속도를 의미한다.
속도 $\mathbf{v}$는 두 개의 성분의 합 $\mathbf{v} = \mathbf{v}_{\mathbf{t}}+\mathbf{v}_{\mathbf{l}}$으로 나타낼 수 있다. $\mathbf{v}_{\mathbf{t}}$는 도체 고리에 대한 전하의 상대 속도를 의미하고, $\mathbf{v}_{\mathbf{l}}$은 도체 고리 조각 자체의 속도를 의미한다. 전하는 도체 고리를 따라 흐르므로 $\mathbf{v}_{\mathbf{t}}$는 도체 고리 조각 $d\mathbf{l}$과 같은 방향을 향한다.
이제 (13)식의 우변의 피적분항 중 둘째 항은 다음과 같이 쓰여진다.
$$ (\mathbf{v}\times \mathbf{B})\cdot d\mathbf{l} = ((\mathbf{v}_{\mathbf{t}}+\mathbf{v}_{\mathbf{l}})\times \mathbf{B})\cdot d\mathbf{l} = (\mathbf{v}_{\mathbf{l}}\times \mathbf{B})\cdot d\mathbf{l} \qquad (14) $$
여기서 $\mathbf{v}_{\mathbf{t}}\times \mathbf{B}$가 $d\mathbf{l}$과 수직임이 활용됐다.
(14)를 (13)에 적용하면 앞서 증명한 (11)식에 의해서 다음을 얻는다.
$$ \mathcal{E} = \oint_{\partial S}{(\mathbf{E}+\mathbf{v}_{\mathbf{l}}\times \mathbf{B})\cdot d\mathbf{l}} = -\frac{d\Phi_B}{dt} $$
이로써 패러데이 법칙이 증명됐다.
결론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 (1)식으로 표현된 패러데이 법칙은 도체 고리는 정지한 채 자기장만 시간에 따라 변하는 '변압기 기전력' 성분과, 자기장은 고정된 채 도체 고리가 움직이는 '운동 기전력' 성분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 (4)식 또는 (5)식으로 표현되는 맥스웰-패러데이 방정식은 유도 기전력의 '변압기 기전력' 성분만을 설명할 수 있으며, (12)식으로 표현되는 로런츠 힘 법칙이 함께 있어야 (1)식으로 표현되는 패러데이 법칙을 증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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