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Physics)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

네뿔산양 2022. 1. 22. 09:38

물리학에서 '좌표계(frame of reference)'란 물리학적 사건(event)의 공간적인 위치와 발생 시각을 유일한 방식으로 나타내는 일관된 규칙이다.

 

물리학에서 '관찰자(observer)'란 좌표계의 원점에 존재하며 물리학적 사건의 진행 양상을 좌표값으로 이해하는 인격체 혹은 측정 기구이다.

 

 

● 절대 좌표계(Absolute Frame of Reference)

 

뉴턴은 그의 운동 제 1법칙(관성의 법칙)에 등장하는 '정지'와 '등속 직선 운동'의 개념(아무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의 운동의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 절대적이며 유일한 좌표계의 존재를 가정했는데, 이를 '절대 좌표계'라고 부른다.

 

절대 좌표계의 실재성을 주장하기 위해 뉴턴이 제안한 첫 번째 사고실험은 '물이 찬 양동이 실험'이다.

 

그림 1. 물이 찬 양동이 사고실험

뉴턴은 물이 찬 양동이가 절대 좌표계에 대해서 회전하면, 뉴턴 역학의 결과인 원심력의 효과로 물이 가장자리로 쏠리지만, 물과 양동이가 절대 좌표계에 대해 정지한 상태에서 우주의 다른 모든 물질이 양동이를 중심으로 회전할 때에는 물이 수평을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뉴턴 역학에 따르면 이 경우 양동이와 물은 아무 힘도 느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뉴턴이 제안한 두 번째 사고실험은 '실로 연결된 두 쇠공 실험'이다.

 

어떤 관찰자가 실로 연결된 두 쇠공이 회전하고 있는것을 관찰했다고 하자.

 

만약 두 쇠공이 절대 좌표계에 대해 회전한다면, 실에는 구심력을 주기 위한 장력이 존재한다.

 

그러나 두 쇠공이 절대 좌표계에 대해 가만히 있고, 이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회전하면, 이 관찰자가 보기에 두 공이 서로에 대해 원운동 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에는 장력이 없으므로 이 두 공이 절대 좌표계에 대해서 회전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관찰자가 회전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인 것인지 분별할 수 있다고 뉴턴은 주장했다.

 

뉴턴은 이상의 두 사고실험을 근거로 절대 좌표계는 실재한다고 주장했으며, 천구상의 별들이 절대 좌표계에서 보았을 때 정지 상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 관성 좌표계(Inertial Frame of Reference)

 

뉴턴은 등가속도 직선 운동을 하는 좌표계에 대해서 힘의 정의를 수정해 뉴턴 법칙의 모든 이론을 전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관성력의 개념).

 

그러나 '힘'의 개념이 뉴턴의 법칙보다 본질적이며, 그 유무를 명확히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따라서 가짜 힘인 관성력의 유무를 확인함으로써 좌표계가 가속 운동을 하는지도 판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뉴턴은 관찰자가 역학적인 실험을 통해 자신의 좌표계가 뉴턴의 세 가지 법칙을 만족시키는지 판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뉴턴은 뉴턴의 세 가지 운동 법칙이 성립하는 좌표계를 '관성 좌표계'로 정의했다.

 

그런데 뉴턴의 운동 법칙 세 가지가 모두 성립하는 절대 좌표계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떤 좌표계가 관성 좌표계인지 확인하는 데에는 뉴턴의 운동 제 1법칙만을 확인해도 충분하다.

 

따라서 관성 좌표계를 단순히 "뉴턴의 운동 제 1법칙이 성립하는 좌표계"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관성 좌표계의 정의로부터 (절대 좌표계에 대해) 정지해 있거나 등속도 운동하는 좌표계는 모두 관성 좌표계임을 보일 수 있다.

 

 

●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Galilean Relativity)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란 "모든 관성 좌표계에서 역학 법칙은 동일하게 성립한다"는 원리이다.

 

갈릴레이는 자신의 상대성 원리를 뒷바침 하기 위해 '선실의 원리'라는 사고실험을 제안했다.

 

그림 2. 갈릴레이의 선박

갈릴레이는 선실 내의 관찰자는 어떤 역학 실험으로도 자신이 타고있는 선박이 정지 상태인지 등속 직선 운동을 하고 있는지 판별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다시 말해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는 관성 좌표계의 관찰자는 어떤 역학 실험으로도 자신이 (절대 좌표계에 대해) 정지 상태인지 등속 직선 운동을 하고 있는지 판별할 수 없다는 원리이다.

 

갈리레이의 상대성 원리는 절대 좌표계의 존재를 부정한 것은 아니며, 단지 당시까지 알려진 물리법칙(뉴턴 역학)만으로는 관성 좌표계와 절대 좌표계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에 따르면 하나의 관성 좌표계가 주어지면 이에 대해 등속도 운동을 하는 다른 모든 좌표계들도 관성 좌표계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태동기에는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에 입각해 절대 좌표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과학자들(에른스트 마흐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 갈릴레이 변환(Galilean Transformation)과 상대속도(Relative Velocity)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는 모든 좌표계가 시간 좌표만은 공유한다고 가정했다($t=t'$).

 

한 관성 좌표계 $(x,t)$에서 위치 $x$에 있는 물체는, 이 관성 좌표계에 대해 $v$의 속도로 움직이며 $t=0$에서 원점이 일치했던 다른 관성 좌표계 $(x',t')$에서는 $x'=x-vt$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얻어진 다음의 관계식을 갈릴레이 변환이라고 부른다.

$$ x'=x-vt, \qquad t'=t $$

갈릴레이 변환은 한 관성 좌표계에서 측정한 좌표값으로부터 다른 관성 좌표계에서의 좌표값을 계산해내는 수식이다.

 

갈릴레이 변환은 한 좌표계에서 뉴턴의 운동 법칙이 성립할 때, 다른 좌표계에서도 뉴턴의 운동 법칙이 성립하기 위한 유일한 변환식이다.

 

갈릴레이 변환에 따르면 상대속도의 개념은 필연적인 결과가 된다. 즉, 날아가는 물체를 따라가면서 바라보면, 그 물체의 속력은 따라가는 속력을 뺀 속력으로 관측된다.

 

한 관성 좌표계에서 어떤 물체의 운동이 $x=x_0+ut$로 관측된다고 하자.

 

이 관성 좌표계 $(x,t)$에 대해 $t=0$에서 좌표 원점이 일치하며 속도 $v$로 운동하는 또 다른 관성 좌표계 $(x',t')$에서는 $x'=x-vt=x_0+(u-v)t=x'_0+(u-v)t'$로 관측된다.

 

따라서 이 좌표계에서는 물체의 속도가 $u-v$로 관측된다.

 

 

● 아인슈타인의 수정

 

아인슈타인은 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갈릴레이 변환 대신 로렌츠 변환을 도입해 두 번째 좌표계에서 뉴턴 역학 뿐만 아니라 전자기학까지도 성립하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뉴턴 역학이 다소 수정되었으며, 절대 시간 개념도 폐기되었다.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